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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[독립견문록 ③항저우·전장] 백년전 호텔로 시간여행 떠난듯-매일경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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조선민족대…

등록일 19-02-19 09:04 조회 19,166
◆ 3·1운동, 임시정부 100주년 / 독립견문록, 임정을 순례하다 ③ 항저우·전장 ◆

임정 요인들이 거주했던 오복리 2호.
사진설명임정 요인들이 거주했던 오복리 2호.
`독립견문록` 르포를 떠나기에 앞서 호텔을 세 곳 예약했다. 중국 상하이 양쯔(楊子)반점, 항저우의 한팅(漢庭)주점, 난징의 쭝잉(中央)반점이었다. 한국인은 중식당 내지 술집으로 오해한다지만 중국에서 반점(飯店)이나 주점(酒店)은 호텔이다. 세 호텔 모두 백범과 임시정부 요인이 묵었던 숙소로, 지금도 성업 중이다. 외관과 뼈대가 한 세기 전과 동일해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. 한팅주점은 항저우 임정의 첫 청사다. 이른바 `청태 제2여사`가 이 건물이다. 1층 입구 바로 오른편의 통유리로 둘러싼 해묵은 거울은 100년 전 이 건물이 청태 제2여사였음을 증거하는 유물이다. 1층 중앙에 작은 정원이 있고 2층에 보이는 복도식 방이 영화 세트장 같다. 1933년에 이 위치로 옮겨왔다. 임정 요인이 머무르던 시기(1932년)와 위치가 다르다는 얘기다. `군영반점`으로 불렸고, 지금 이름으로 개명했다.

한국독립당 사무소로 사용됐던 사흠방. 한국독립당은 사흠방에서 `조선(震)의 빛(光)`이란 뜻의 잡지 `진광`을 창간했다.
사진설명한국독립당 사무소로 사용됐던 사흠방. 한국독립당은 사흠방에서 `조선(震)의 빛(光)`이란 뜻의 잡지 `진광`을 창간했다.
상하이 양쯔반점은 광복 후 귀국길에 백범이 잔 호텔이다. `백범일지`에 "단 위에 올라서서 동포를 향하여 인사말을 하고 양쯔반점에 유숙했다"는 문구가 나온다. 하지만 백범이 잤던 방 호수를 특정하기 어려웠다. 1층 로비엔 나선형 목조 계단이 수려하다. 방에 들어서니 1930년대에 불렸을 법한 중국어 노래가 TV에서 흘러나왔다.

난징 중양반점은 세 호텔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장소다. 백범이 장제스 총통을 면담하기 위해 이틀을 머물렀다. `백범일지`에 "중양반점에 숙소를 정하였다. 다음날 밤 남파 박찬익을 통역으로 대동하고, 진과부의 자동차를 타고 중앙군교 내 장 장군 저택으로 갔다"고 썼을 만큼, 한민족의 운명을 건 장소가 이곳이었다. `중국 영화배우의 전설` 김염의 사진이 중양반점 2층에 걸려 있다. 레이먼드 킹으로 불린 한국인 김염은 영화로써 일본에 저항하면서 중국에서 `영화 황제`로 평가받았다. 하지만 고국에서 김염은 알려지지 않은, 잊힌 영웅이다. 김염의 부친은 독립운동가 김필순이고, 고모부는 파리강화회의로 날아갔던 김규식, 사촌은 김마리아다.

[항저우·전장 = 김유태 기자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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